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일보다 2.36원 오른 1600.7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판매가격이 16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13일(1천602.56원)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초 1800원대에 근접하던 중 중동 분쟁 리스크가 줄어들자 1500원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하면서 국제 유가가 올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함께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5센트(0.75%) 오른 배럴당 73.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중동 충돌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월 경제동향을 통해 중동지역의 분쟁이 향후 유가 상승, 운송 차질 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유가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이후 글로벌 원유 지형 블록화 기조 영향으로 중동발 원유 수입이 늘어나며 전년 대비 7.6%포인트 늘어난 67.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국내로 들어온 원유 10억577만 배럴 중 7억2313만 배럴이 중동에서 수입됐다. 전체 수입 물량의 71.9%가 중동발 원유다.
전면전 가능성 적지만 긴장 길어질 듯…"걸프 국가 협력 확대해야"
문제는 중동의 무력 충돌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시작된 이후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도 인근 국가 내 친이랑 무장세력을 겨냥한 국지적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여기에 예멘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과 관련한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면서 선박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도 후티 근거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영구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역내 긴장이 완화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재건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역내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선박 나포, 미군기지 공격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친이란 무장단체와 이스라엘, 미국의 전면전으로 확장될 경우에는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하거나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네옴시티 등 중동 지역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도 난항이 예상된다.
KIEP는 전면전 확장 가능성은 낮지만 긴장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있다.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수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비축유를 확보하고 적시에 이를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물류 차질 심화에 대비해 자동차 등 특수선종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선복을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수출사의 물류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동 국가와의 협력에 있어서는 현지 경영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정세가 안정된 걸프 국가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