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승리 시 "24시간 이내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온 점에 비춰,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터커 칼슨 전 미국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우크라이나 최대 무기 지원국인 미국이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전쟁이) 몇 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러시아와 교섭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라며 실효 지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령을 할양하는 협정을 러시아와 맺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칼슨이 다른 서방 언론과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론전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에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칼슨 전 앵커가 미국 행정부가 바뀌면 미국의 러-우 전쟁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지 묻자, 푸틴 대통령은 “다른 지도자가 와서 무엇인가를 바꿀지를 물었는가? 그것은 지도자의 성격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엘리트 사고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소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강력한 러시아보다 강력한 중국을 더 두려워한다"면서 "러시아에는 1억5000만명의 사람이 있으나, 중국의 인구는 15억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일년에 5%씩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동료이자 친구'라고 칭했다. 그는 "우리는 동료이자 친구인 시 주석과 함께 올해 중국과의 무역액 2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며 “그동안 우리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우크라이나를 평화로 이끌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기대로 집권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유권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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