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홍콩 노쇼'에 현지 팬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주최사가 티켓값 절반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시의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의 친선경기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공식 채널을 통해 티켓을 구매한 이들에게 티켓값의 50%를 돌려주겠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태틀러는 "우리는 주최사로서의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실망한 모든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친선경기로 1300만홍콩달러(약 22억원)의 이익을 기대했으나 환불로 4300만홍콩달러(약 73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도 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태틀러의 관련 결정을 환영한다"며 "태틀러가 사회 각계각층의 요구에 부응해 티켓값의 50%를 환불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성의를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대중은 여전히 많은 질문이 있을 것이라며 "인터 마이애미가 홍콩 시민과 해당 경기를 보기 위해 홍콩에 온 팬들에게 합리적인 해명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메시가 홍콩에서 결장한 불과 사흘 뒤 일본에서는 활동적이 됐고 강도높은 운동을 소화한 것"을 짚으며 대중은 질문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소비자위원회에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해당 경기의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불만이 1178건 접수됐다. 그중 234명은 여행객이 제기한 것이며 환불 요구 금액은 약 810만홍콩달러(약 14억원)까지 늘어났다.
앞서 태틀러 메시를 앞세워 해당 친선 경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결과 경기 티켓값은 880홍콩달러(약 16만원)에서 최대 4800홍콩달러(약 84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메시는 부상을 이유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운동장에 나서지 않았고, 경기장에서 팬들이 영어와 광둥어로 "환불, 환불, 환불"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현지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담겼다.
메시의 '홍콩 노쇼'에 대한 파장은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홍콩 정부가 메시의 노쇼를 경기 종료 10분 전에야 통보받았고,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인사라도 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다.
홍콩 정부는 이번 친선경기에 정부의 공식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스포츠 행사로 선정하고, 주최사인 태틀러 아시아에 경기 운영 보조금 1500만 홍콩달러(약 25억6000만원)와 경기장 사용 보조금 100만 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경기 다음날 홍콩 정부는 태틀러에 약속했던 지원금 지급을 재검토하겠다고 했고, 이에 태틀러는 바로 지원금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이때까지 태틀러는 메시의 결장에 대한 책임을 인터 마이애미에 돌렸고 사과도 없었다. 마이애미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은 "의료진의 결정이었다"며 "메시와 수아레스의 부재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이해하지만 이들을 경기에 내보내기엔 리스크가 너무 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메시가 홍콩 노쇼 사흘 뒤인 지난 7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는 약 30분간 뛰면서 홍콩 팬들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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