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69(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석유류 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하면서 반년 만에 2%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잠잠했던 유가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81% 오른 배럴당 76.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거래일 연속 유가가 상승한 것인데 지난주에만 6.3% 상승했다.
유가가 반등한 것은 중동 긴장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뿐만 아니라 최근 친이란 무장세력의 미군기지 공격 등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불안이 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만큼 물가 상방 요인이 될 유류세 인하 조치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지난 2021년 11월 이후 8번째 유류세 인하 조치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억눌러왔던 물가가 하반기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중앙·지방 공공요금을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기로 했다. 물가 안정 기여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등 조정요령 개정안을 이날까지 행정예고했다. 심야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진 시외·고속버스의 운임할증률을 20% 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KTX 운임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5월을 마지막으로 추가 인상이 없었던 전기·가스요금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지난해 5조7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킬로와트시(㎾h)당 5원 이상의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흑자 전환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전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필수불가결이라는 의미다.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을 위해서도 연내 인상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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