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러-우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리스크로 급부상했던 곡물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를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118.0(2014~2016년 평균=100)으로 발표했다. 러-우 전쟁이 터진 2022년 3월의 160.3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계식량가격지수가 내려선 것은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120.1을 기록했다. 수출국 간 밀 가격 경쟁이 지속되고 남반구에서 수확된 밀이 공급되기 시작한 영향이 컸다. 곡물 가격지수도 개전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170.1, 정점을 기록했던 2022년 5월 173.5 대비 크게 떨어졌다.
에너지 가격도 전쟁 발발 직후에 비하면 평온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재작년 겨울 서민 가계를 울렸던 전기·가스요금 급등 사태가 올겨울에는 다행히 재연되지 않았다.
공급망 3법 통과했지만…"해외자원개발·민간 공급 확충 필요"
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이후 자원안보특별법 등 공급망 3법의 제·개정을 추진해 왔고 올해 초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올해도 공급망 안정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추는 내용의 '산업 공급망 3050'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인 수급 관리를 위해 석유와 가스의 비축을 늘리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발전 비중을 늘린 것도 에너지 안보 추세에 발맞춘 것이다. 에너지 안보와 전력수급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돌려세우고 국내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30년 원전 발전량 비중을 전체의 32.4%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은 다음 달 이후 발표될 전망이다.
하지만 94% 이상의 에너지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자원 빈국'인 탓에 에너지 안보 위협은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외 자원 개발과 민간 부문의 공급 인프라 확충 등 완충 장치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건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학과 교수는 "석유의 경우 해외 자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안정적인 도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 안정성이 취약한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수입 물량의 80%를 한국가스공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민간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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