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툰 플랫폼들이 지난해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K-콘텐츠의 힘을 과시했다. 양사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해외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분석 서비스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해 전 세계 비게임 앱 매출 7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픽코마는 2021년 매출 6위에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비게임 앱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이후 3년 연속 10위 안에 들게 됐다. 만화 앱으로만 따지면 전 세계 매출 1위다.
픽코마 약진은 일본 내 높은 성과 덕이 컸다. 지난해 픽코마의 일본 내 연간 거래액은 1000억엔(약 9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7배가 성장한 수치다. 실제 픽코마는 일본 만화 앱 부문에서 경쟁사인 '라인망가'를 제치고 줄곧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게임 앱을 포함하더라도 모든 앱 중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2년 3월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며 유럽에서도 픽코마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픽코마보다 순위가 높았던 비게임 앱은 6개뿐이었다. 1위는 틱톡, 2위는 유튜브가 각각 차지했다. 그 뒤를 디즈니플러스, 틴더, 구글 원, HBO 맥스가 이었다. 틱톡·유튜브·틴더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속하고, 디즈니플러스와 HBO 맥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화 앱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네이버웹툰 역시 지난해 고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은 비게임 앱 매출이 상위 10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선전하며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발휘했다.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웹툰은 인도네시아(8위), 대만(9위), 태국(9위) 등에서 비게임 앱 매출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자회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라인망가는 일본에서 픽코마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이 전년보다 9% 증가한 444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1조7857억원에 달한다. 일본 라인망가의 웹툰 '입학용병'은 연 거래액 10억엔(약 90억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라인망가와 이북재팬(라인디지털프론티어 전자책 업체)의 일본 내 합산 거래액은 픽코마와 마찬가지로 1000억엔을 돌파했다.
지난해 괄목할 만한 글로벌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한 양사는 내친 김에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미국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네이버 자회사 중에서는 첫 기업공개(IPO) 사례인 만큼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픽코마 역시 수년 전부터 일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발 사법 리스크로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IPO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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