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돌연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이유가 후배들의 '하극상'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손흥민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뒤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더 이상 나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은퇴를 시사했다.
갑자기 손흥민이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자 국내 축구 팬들은 다소 의아해했다. 평소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이 충만했던 그가 공개적으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었다. 특히나 손흥민은 아직도 최정상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 국가대표로 뛰기에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후 손흥민의 은퇴 시사가 이해가 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손흥민은 요르단과의 경기 전날 이강인 등 후배 선수들과 다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강인과 설영우, 정우영 등 어린 선수들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저녁 식사 자리를 먼저 빠져나가 탁구를 쳤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손흥민이 이들을 제지하려 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은 손흥민의 말을 듣지 않았고, 손흥민은 결국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화가 난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주먹질을 날리며 맞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강인은 논란이 불거진 당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쳤다. 정말 죄송하다"면서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하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반성의 글을 남겼다.
이뿐만 아니라 대표팀은 이강인·설영우·정우영 등 어린 선수들과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황희찬·황인범·김민재 등 1996년생들, 그리고 손흥민·김진수·김영권 등 고참급 선수들로 분열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여기에 국내파와 해외파 간의 갈등까지 불거졌다.
사실상 '사분오열'된 대한민국 대표팀의 모습을 보는 손흥민으로서는 그저 답답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누리꾼들은 '국가대표 은퇴'까지 결심한 손흥민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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