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독일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 자동차 수천 대를 미국 항구에 압류했다. 압류된 자동차에는 강제 노동법을 위반한 중국산 부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포르쉐 수천 대, 벤틀리 수백 대, 아우디 수천 대 등 폭스바겐 그룹 산하 자동차들이 대거 미국 항구에 묶여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들 자동차에 탑재된 중국 서부 지역 생산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차량 인도 시기가 3월 말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2021년 위구르 강제 노동 금지법에 따라 신장 서부 지역을 포함한 중국 일부 지역에서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 부품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품이 최하위 단계 공급업체에서 조달돼 확인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부품 출처를 확인한 즉시 미국 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부품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내고 “공급망에서의 강제 노동을 포함한 인권 침해와 관련한 혐의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하위 공급업체 중 한 곳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정보를 받자마자 우리는 해당 문제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조치에 나서겠다”며 “조사 결과 심각한 위반이 확인된다면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끊는 것도 조치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2013년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신장위구르 우루무치에서 공동 소유하고 있는 시설과 관련한 인권 탄압 의혹으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독일 현지 매체들은 이날 이 시설과 관련한 강제 노동 혐의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신장 지역 내 노동 프로그램이 고용을 촉진한다고 주장하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는 이를 범죄라고 비판하고 있다.
FT는 “폭스바겐은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의 판매 감소와 미국에서의 입지 강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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