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15일 배포한 '최근 북한의 정치·경제 특이 동향' 자료를 통해 "북한이 연초 김 주석을 투사한 '전시 최고사령관', '사회주의 대가정 어버이', '사상지도자' 이미지를 이용해 김 위원장 우상화와 권위 살리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남조선 영토평정'을 언급했다"며 "이는 지난 1948년 9월 10일 김 주석이 북한정부 정강에서 사용한 '국토완정'을 연상시키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무력 적화통일'을 계승한 최고사령관임을 주민에게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을 김 주석과 같은 '사상지도자'로 부각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달 5일 열린 북한 중앙연구토론회에서 '김정은 혁명사상'은 '당과 혁명의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찬양됐는데, 중앙연구토론회는 과거 김 주석의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수단이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사상을 국가 최고이념 수준으로 격상하고 선대처럼 독자적 통치이념을 제시한 탁월한 사상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해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새해 첫날 공개일정으로 설맞이 학생 공연 관람을 선택하며 '온 나라 대가정의 자애로운 어버이' 행보로 포장하는 등 아동·청년 관련 공개행보를 보였다. 학생 설맞이 공연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참석한 것은 1994년 김 주석 이후 30년 만이다.
2022년 11월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등장한 이후, 김 위원장이 딸과 동행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것도 다정한 부녀의 모습을 연출해 김 위원장의 어버이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통일부는 분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 주석 시대 지원혜택이 사라진 가운데 사회주의 대가정 어버이를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난과 약화된 집단주의의 방증"이라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 외부문화 확산 등으로 북한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김 위원장 집권 후 백두혈통 세습에 반대하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제기한 '지방발전 20×10' 정책에 관해 통일부는 "만성적 경제난, 평양과 지방 간 격차에 따른 민심 이반이 상당함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낙후한 실상을 시인하면서 10년이라는 장기 대책을 제시해 주민에 기대감을 주입하려 하지만 핵 포기와 개혁·개방 등 근본적 조처가 수반되지 않는 지방발전 정책은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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