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위원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원회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비롯해 정재권·박태하·곽효범·김현태·김영근·송주희 위원이 참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최윤겸·조성환 위원은 화상으로 대신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등이 주요 안건에 올랐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축구회관 앞에서는 분노한 한 축구팬이 정몽규 KFA 회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축구팬은 축구회관에 진입하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후 2시에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진행하기로 한 브리핑은 세 차례 연기됐다. 회의는 4시간 만에 종료됐다.
오후 4시께 황보관 KFA 기술본부장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황 기술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4강 전술 문제, 선수 발굴 의지 부족, 내부 갈등 파악 부족, 팀 규율 문제, 근무 태도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지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모였다. 회의 결과를 협회에 보고하겠다. 이후 상황을 빠르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KFA에 경질을 건의할 계획이다. 협회가 승인할 경우 클린스만 감독은 약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작년 2월 선임됐다. 계약 기간은 2026년 7월 31일까지다. 연봉은 약 28억원으로 추정됐다.
선임 과정부터 문제가 많았다. 선임 작업 초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후보 명단에 없었다. 언급된 것은 발표 한 주 전이다. 복수 매체가 일제히 선임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기자회견 역시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코치진을 꾸린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64년 만의 우승을 향해 해외파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첫 5경기는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패 3무로 졸전을 펼쳤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원격 근무로 뭇매를 맞았다. 한국에서 상주하겠다는 계약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난 1월 진행된 친선 경기에서는 이라크를 상대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1승 2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인 사우디는 승부차기에서, 8강 상대인 호주는 연장에서 승리했다.
4강 상대는 요르단이다. 우승까지 단 두 국가가 남은 상황. 한국은 무력하게 0대 2 패배를 기록했다. 아시안컵 우승은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은 자율 방임 축구다. 선수의 자율 전략이 주가 된다. 무개성·무전술의 실패다.
패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또다시 뭇매를 맞았다.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대표팀은 4강 전날 만찬을 가졌다. 만찬 이후 이강인 등 몇 선수가 탁구를 하러 갔다. 손흥민은 그런 이들을 제지하려 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격분한 두 선수는 몸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손흥민은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채 4강 경기를 소화했다. 패배 직후 손흥민은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 측은 "주먹은 날리지 않았다. 탁구는 선배들도 함께했다. 전에도 몇 차례 했다. 나머지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황 기술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사태 파악을 하고 있다. 팩트는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시 대표팀은 선수 간 갈등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내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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