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5일 원희룡(인천 계양을)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경기·인천 지역 단수공천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계양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다. 만약 이 대표가 영남 등 '험지 출마'에 나서지 않고 현 지역구를 지킨다면 대선주자급 '빅매치'가 성사된다.
국민의힘이 이날 발표한 단수공천 지역은 경기 14명, 인천 5명, 전북 6명이다. 특히 이 대표와 악연이 있는 '저격수'들이 다수 전진 배치된 모습이다. 조광한(경기 남양주병) 전 남양주시장은 이 대표를 저격해 온 야권 출신 인사다. 장영하(경기 성남수정) 변호사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의혹을 조명했던 '굿바이, 이재명' 저자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수원벨트' 탈환을 위해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과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등 3명이 단수로 추천됐다. 안철수 의원(분당갑)도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역시 이날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5곳, 부산 2곳, 광주 2곳, 경기 6곳, 강원 3곳, 충남 2곳, 경남 4곳 등이다. 경선을 하지 않는 단수공천이 10곳, 경선 지역이 14곳이었다.
이 중 고민정(서울 광진을), 최인호(부산 사하갑), 송기헌(강원 원주을),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경남 김해을), 김두관(경남 양산을) 등 현역 의원은 기존 지역구에서 단수공천됐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서초을로 옮긴 3선인 홍익표 원내대표도 공천이 확정됐다. 서초을 지역 현역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다.
다만 민주당은 논란이 예상되는 지역구에 대한 발표는 차일피일 미루는 듯한 모양새다. 집안싸움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지역은 경기 남양주을과 경기 광명을, 전북 군산 등이 꼽힌다. 이곳은 현역 의원들이 텃밭을 다져온 곳인데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의원(김병주·양이원영·김의겸)들이 출사표를 냈다.
공관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병기 의원은 이날 심사 결과 발표 후 "논란 소지가 없는 지역부터 발표하고 있다"며 "(다음 발표는) 다음 주 초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선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그 지역들은 단수가 되든, 경선을 하든 논란이 있을 게 뻔한데 굳이 발표를 일찌감치 해서 당을 시끄럽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으냐"며 "당사자들은 답답하겠지만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관위 심사에 반발해 무소속이나 제3지대 합류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며 "그렇게 되면 잡음만 커질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탈당 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미루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