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러시아가 위성 파괴 계획을 세웠다는 보고를 내놓고 나토는 군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나토는 이에 대응해 군비 증대를 외치고 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주에서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무기는 강력한 에너지 파동을 생성해 휴대전화 통화와 인터넷 검색 등 인공위성에 의존하는 위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현재 핵 EMP 무기는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해당 무기는 개발 중이라며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CNN에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무기가 사용된다면 역사상 위험한 루비콘강을 넘을 것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상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핵 EMP를 '최후의 무기'라고 부른다. 러시아가 해당 무기를 발사하는 순간 자국 위성도 피해를 비슷한 규모의 피해를 입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는지는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다. 러시아의 핵 EMP 무기가 본격화되면 우주에 대량 살상 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1967년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중국과 인도를 끌어들어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을 잇따라 만나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제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무장 강화가 알려지자, 나토 내부에서는 군비 증강의 목소리가 커진다. 그랜트 샵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은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2% 군사력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GDP의 2% 이상의 군사력 지출을 달성하는 취지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나토의 GDP의 2% 지출은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는 아마 더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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