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 4·10 총선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장동 일타강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서 대선주자급의 '명룡대전'을 예고했다. 여기에 '대장동 키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유통일당 후보로 가세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은 인천 계양 지역 행사에서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는 계산체육공원 잔디구장에서 열린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 참석했다. 그는 먼저 도착해 있던 원 전 장관에게 다가가 인사를 청한 후 악수를 나눴다.
원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고생이 많으시다"는 이 대표 말에 "반갑다"고 화답했다. 원 전 장관은 "오늘 시무식에서는 계양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이 대표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며 "계양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 대표가 중앙 정치를 이유로 지역구 일에 소홀하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을 겨냥하는 등 '이재명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고, 이번에 계양을 출마까지 확정됐다. 이 대표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계양을에 그대로 출마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나.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달라"고 답한 바 있다.
계양을은 지난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송영길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 의원이 당선된 이후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보수정당이 승리를 거둔 것은 송 전 의원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되면서 열린 2010년 재보선이 유일하다. 그마저도 저조한 투표율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야권 분열에 따른 어부지리에 가까웠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지만, 지역맹주였던 송 전 의원의 민주당 탈당 및 창당이 변수다. 여기에 대장동 의혹 등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6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만18세 이상 인천 계양을 거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의 가상대결을 실시한 결과, 이 대표가 49.1%의 지지를 얻어 41.0%에 그친 원 전 장관을 오차범위 밖인 8.1% 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다만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 대표에 대한 재신임도를 묻는 질문에는 49.6%가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반면 "다시 한번 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은 46.2%로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영남 등 험지에 출마하고, 계양을에는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5%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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