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등 러시아 전역에서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나발니 추모로 수백 명이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등 2022년 부분동원령으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이래 나타난 가장 큰 내부 동요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현지 인권단체 ODV-Info를 인용해 지난 주말 이틀간 30여개가 넘는 도시에서 약 401명이 구금됐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2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당국은 구금된 사람들에게 1~14일의 구금을 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내린 부분동원령에 대한 반대 시위로 1300명이 넘게 체포된 2002년 9월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가장 큰 체포 물결”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교도소 당국은 인권변호사였던 나발니가 지난 16일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의료진이 응급 조치했지만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추모의 물결이 일어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는 나발니에 대한 지지가 강한 지역이다.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나발니 사망으로 발생한 추모 물결에 침묵하고 있다.
러시아 곳곳에서는 추모자들이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비 등에 헌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촬영한 영상에는 나발니를 기념하기 위해 모인 30여명의 사람들이 헌화한 뒤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온라인 매체 SOTA는 러시아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 루한스크에서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OTA는 “당국이 꽃을 제거해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독립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구급대원인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나발니의 시체가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는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면 멍이 생긴다"며 "그들(교도소 직원들)은 그(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제보자는 동료에게 정보를 받은 것으로, 자신이 직접 나발니의 시신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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