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소라' 등장에…중국증시 '테마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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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02-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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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가 달군 증시···AI칩·광모듈株↑

  • '영상제작 혁명'···영화·게임·미디어株↑

  • 캠브리콘·중지쉬촹·중원자이셴 등 급등

15일 오픈AI가 텍스트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공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15일, 오픈AI가 텍스트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공개했다. [사진=AP·연합뉴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공개한 텍스트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인공지능(AI) 시스템 '소라(Sora)'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다. 춘제(음력 설) 연휴를 끝내고 약 열흘 만에 개장한 19일 중국 증시에서도 '소라' AI 테마주가 강세를 보이며 중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소라'가 달군 중국증시···AI칩·광모듈株 강세
중국 증시에서 19일 AI응용분야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자료윈드사
중국 증시에서 19일 AI응용분야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자료=윈드사]

20일 중국 21세기경제보는 지난해 춘제 연휴 후 '챗GPT' 테마주가 증시를 달군 것처럼, 올해는 '소라'를 시작으로 한 기술혁명이 또다시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대다수 증권사 아침 회의 주제에서 '소라'는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됐다며, 한 투자자는 "업계 모든 사람들이 지금 소라의 기술 문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호소할 정도라고도 보도했다.

중국 주식시장에선 오픈 AI의 소라처럼 이미지·소리·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수혜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20일 중국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寒武紀科技) 주가가 전날 16% 넘게 급등했다. AI 학습·구동을 위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 캠브리콘은 지난해 초에도 챗GPT 테마주 열풍 속 주가가 넉달 만에 4배 넘게 급등했으나, 현재는 지난해 최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슈퍼컴퓨터 업체 중커수광(中科曙光)과 AI 서버기업인 폭스콘 자회사 폭스콘산업인터넷(FII) 주가도 19일 일일 상한가를 치고, 중국 최대 컴퓨팅 서버업체 랑차오(浪潮) 주가 역시 8% 이상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다른 수혜업종으로는 광 모듈 산업이 꼽힌다. AI 시대 데이터 전송 용량과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데이터를 전송할 광 모듈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화타이증권은 "AI 컴퓨팅 학습 과정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 간 트래픽이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속 광 모듈 산업의 황금시대를 열 것"으로 관측했다. 전날 20% 급등하며 일일 상한가를 기록한 광 모듈 업체 중지쉬촹(中際旭創)이 대표적인 수혜주다. 
 
'영상제작 혁명' 가져올까···영화·게임·미디어株 강세
소라의 등장으로 앞으로 멀티모달 AI는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멀티모달 AI 응용 계획을 공개하며 '소라'가 일으킨 열풍에 올라타려는 모습이다. 컴퓨팅 포토기법 전문업체인 아크소프트테크(虹軟科技)는 19일 자사의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인 아크뮤즈를 최근 업그레이드했다며 광고 촬영을 위한 광고 영상의 자동 생성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오픈 AI의 소라와 유사한 아크뮤즈는 이미지를 입력하면 영상을 자동 생성해 전자상거래 분야의 상업용 비디오 촬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아크소프트테크 주가는 10% 이상 급등했다.

이밖에 소라를 대표로 하는 영상생성형 AI가 영상 콘텐츠 제작 방식에도 혁명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 카이위안 증권사는 보고서에서 "영상·3D·게임이 AIGC(AI 생성 콘텐츠) 기술 발전의 가장 복잡하면서도 응용 전망이 광범위한 방향"이라며 "AI영상 생성 도구로 라이브 촬영 및 영상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19일 웹드라마 콘텐츠 기업 중원자이셴(中文在線), 중국 게임업체 쿤룬완웨이(昆侖萬維), 클라우드 게임업체 성톈네트워크(盛天網絡), 영화제작사 탕더픽처스(唐德影視), 광고 미디어 업체 블루포커스(蓝色光標) 등 게임·영화·미디어 등 업종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한 배경이다. 

다만 21세기경제보는 지난해 챗 GPT 테마주 주가가 한때 폭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며 소라 테마주가 챗GPT 테마주 흐름을 재현할지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중국 IT업계 인사들도 '소라'의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사이버보안 기업인 치후(奇虎)360 저우훙이 회장은 "영상생성형 AI 모델 소라의 등장으로 일반인공지능(AGI,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추고 모든 상황을 학습할 수 있는 AI)의 등장 시기가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라며 "사실상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을 정도다. 중국 게임업체 쿤룬완웨이 팡한 회장은 "소라는 영상생성형 AI 모델의 획기적 발전을 보여준다"며 "중국 동종업계를 6개월 이상 앞지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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