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당분간 LH의 부채 비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으로 부채 비율에 문제가 있더라도 공기업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택지 개발에 필요한 토지 보상 작업에 '선(先)투자'한 이후 LH의 자산으로 책정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20일 이한준 사장은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일시적으로 재무 구조에 영향이 있어도 장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LH 부채 문제가 국민에 부담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이처럼 언급한 건 LH가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공기업 재정 건전성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만 벌써 약 219%에 이른다. 이 사장은 현재 공기업 부채 비율 기준이 LH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정부에 LH의 특성을 반영한 재무구조 이행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LH의 재정 자립 확보 계획도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4월 말까지 2025년 사업 계획을 각 부처 및 본부별로 취합한 뒤 공사 전체 사업 계획을 통해 국토교통부와 일차적으로 예산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LH의 예산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토부와 1차 협의를 마친 뒤 기획재정부 합의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매입임대 사업 등 공공임대주택 사업 확대도 강조했다. 지난해 LH는 매입임대 사업에서 23%의 실적을 달성해 목표 대비 성적이 저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매입임대 실적이 급감한 것은 매입 가격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H는 서울 강북구 수유 칸타빌 팰리스를 매입한 뒤 '고가 매입' 논란을 겪어 '원가 이하'로 주택 매입 규정을 바꿨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이번주 중으로 개선된 주택 매입 규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입임대의 경우 전세 사기 문제 등이 있어 감정가 수준으로 올려 (제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말했다.
LH는 올해 업무 계획을 통해 매입임대주택 3만4000호, 전세임대주택 3만1000호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LH의 매입임대를 비롯한 올해 공공임대 사업 예산은 지난 2021년 대비 1조4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에 이 사장은 "사업비의 과소를 불문하고 정책 목표 사업은 어떻게든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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