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와 위안화 약세 우려가 공존하면서 투자 심리가 엇갈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2.19포인트(0.42%) 상승한 2922.73, 선전성분지수는 3.63포인트(0.04%) 오른 8905.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는 7.05포인트(0.21%) 뛴 3410.85,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0.25포인트(0.01%) 밀린 1746.18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춘제 연휴 이후 2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1억2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15억3600만 위안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16억59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인민은행은 이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4.2%에서 3.95%로 25bp(1bp=0.01%포인트) 낮췄다. 인민은행이 LPR을 한 번에 25bp 낮춘 건 이번이 처음으로, LPR을 홈페이지에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4.25%)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중국 헤지펀드 그로우인베스트먼트그룹의 윌리엄 마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에 (LPR을) 25bp 인하한 건 분명히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급준비율(RRR) 인하 이후 3개월 이내에는 LPR을 인하하지 않는다는 공식이 깨진 데다 인하 폭도 역대급인 점 등은 중국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지준율을 5bp 내린 바 있다.
다만 인민은행은 이날 신용·기업 대출 등의 금리 산정 지표가 되는 1년물 LPR은 동결했다. 미국과의 금리차로 인한 위안화 약세와 이에 따른 자본 유출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5년물 LPR 인하 이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 국영은행들이 달러 매도·위안화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위안화 약세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3347개에 달했고, 하락한 종목은 1557개였다. 19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주담대 인하 기대에 부동산주가 강세를 보였고 음식료, 전력설비, 자동차 등은 하락했다.
오픈AI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소라’를 내놓으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중국 증시에서도 소라 테마주가 전장에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당훙과기(688039) 후이창통신(300578), 인싸이그룹(300781)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홍콩 증시는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57% 오른 1만6247.51로 장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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