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이 HBM 시장 주도권 유지의 핵심 요건으로 기술 경쟁력과 함께 빠른 속도를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21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신임 임원 인터뷰에서 "고객 물량을 선제 확보해 좋은 제품을 더 좋은 조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협상하는 것이 반도체 영업의 기본"이라며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이제는 속도전이다. 올해 HBM은 이미 완판이고, 지금은 시장 선점을 위해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안정적을 관리하며 매출 증대와 고객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했다. 2018년에는 SK하이닉스 영업 실적 황금기를 견인했고, 2022년부터는 불황 극복을 위한 다운턴 태스크포스(TF)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김 부사장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다변화 및 고도화로 AI 메모리 솔루션인 HBM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HBM은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흔든 기념비적인 제품"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의 HBM은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앞다퉈 찾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HBM 영업의 핵심은 기술력이며, AI 메모리 수요 급증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먼저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앞서서 HBM 양산 기반을 구축해야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등 타이틀을 사수하고, HBM 시장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해 김 부사장이 이끄는 HBM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포함해 제품 설계, 소자 연구, 제품 개발 및 양산까지의 모든 부서를 모아 'HBM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했다.
김 부사장은 "지속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려면 기술 경쟁력은 기본이고, 영업적 측면에서 TTM(Time To Market·제품이 구상되고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반도체 영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야 하는 직무인 만큼 대형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맞추려면 기술력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영업, 마케팅 등의 다양한 요소를 아우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더의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때 각 팀의 역량을 결집해 원팀(One Team)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선봉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상승세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의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PC나 스마트폰 등 자체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등 AI의 활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HBM3E뿐만 아니라 DDR5, LPDDR5T 등 제품 수요까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24년 갑진년 그토록 고대하던 업턴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 사업적으로도 최고의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전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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