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할당된 복지포인트를 오는 5월 말까지 소진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생 경제 진작 차원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총선을 의식한 보여 주기식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입 감소 여파에 공무원들이 현금처럼 써 오던 복지포인트 지출을 줄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2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이달 초 각 부처에 맞춤형 복지(복지포인트)를 5월 말까지 전액 사용하라는 지침이 전달됐다. 미사용 포인트는 전액 불용 처리된다.
맞춤형 복지는 공무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으로 개인이 먼저 결제한 뒤 영수증을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페이백(Payback·보상 환급)해주는 식이다. 기본복지점수와 근속복지점수, 가족복지점수를 합산해 주어지며 중앙부처 공무원 1인당 평균 50만~60만원 정도다. 부양 가족이 있는 기혼자에게는 100만원 안팎이 지급된다.
공무원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남은 포인트는 전통시장이나 서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건강검진과 여행 경비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정부가 복지포인트 조기 사용을 독려하는 건 상반기 중 재정 집행을 확대해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주요 사업 예산 중 65%인 350조원 이상을 상반기 중 지출한다고 밝혔다. 중앙부처 복지포인트 예산은 지난해 기준 3456억원이다.
다만 복지포인트를 급여의 일부로 인식하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생활비 용도로 매월 나눠 쓰는 사례도 많은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기 소진을 공지한 때부터 넉 달 내에 1년치 포인트를 전액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돈 쓸 일이 많은 연말에 포인트를 몰아서 쓸 계획이었는데 당장 5월까지 쓰라고 하니 부담"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용돈이나 비상금이 없어진 기분"이라며 "내수 회복이라는 명분 아래 공무원들 쌈짓돈이 먼저 투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포인트 예산 조기 집행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시행됐으며 당시 집행률은 95% 수준이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서였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는데도 조기 소진 카드가 다시 등장한 건 오는 4월 치르는 총선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론을 의식한 보여 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번처럼 조기 소진을 강제하지 않아도 상반기가 지나면 80~90% 정도 집행률을 보인다"며 "총선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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