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소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취득해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감소해 기존 주주로서는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등 그룹 내 상장사 10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2024~2026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최소 배당액을 종전의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렸고, 현대홈쇼핑은 주당 2500원 이상의 배당액을 보장하기로 했다.
한섬,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는 처음으로 3년간 최소 배당성향을 10~20%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한 올해 총 2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 한섬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후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발행 주식 수의 5%(124억원) 수준을 이달 말 소각할 계획이며, 지누스는 4월까지 총 35억원 수준의 자사주 47만5944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KT도 27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14년 만에 1000억원 규모를 소각한 데 이어 올해도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KT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주당 배당금으로 196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시가 배당률은 5.5% 수준이다.
NHN 역시 창사 이래 첫 현금배당 진행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총 666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주당 배당금은 5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약 169억원이다. 3월 주주총회 승인 후 4월 지급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약 79만주(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오는 26일 발행 주식 총수 3.4%인 117만주(263억원 규모)를 소각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증액 및 자사주 운영방안 안건도 의결했다. 기존 보통주당 120원(우선주 145원)이었던 정기 배당을 200원(우선주 225원)으로 높이기로 했고, 3월초 전체 주식의 6.1% 규모의 자사주 1450만363주(770억원 규모) 소각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해보다 큰 상황”이라며 “최근 기업들이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정책에 부응하고 주주와 대화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적극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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