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당 지도부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의 서울 은평을 경선 결정을 비판했다. 은평을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전 은평구청장)이 '비이재명계'인 현역 강병원 의원과 맞붙는 지역이다.
홍 원내대표는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 수리도 되지 않은 김 위원장이 서울 경선에 출마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또 이달 초 민주당 당내 경선 자동응답(ARS) 투표 여론조사기관으로 추가 선정된 한 업체에 대해서도 '논란이 될 업체는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회의에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공당이 이렇게 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계속해서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농성 중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공천 농단, 당권 농단 직권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헌 당규에도 없는 방식으로 나를 컷오프시켰다"며 "본인이 판사인가"라고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원 평가와 관련해 "동료 의원 평가에서 거의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 짐작할 수 있는 분일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한 데 대한 비명계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대표적 비명계인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하위 10%로 통보받았다며 조만간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이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를 하위 10%에 밀어넣었다. 이것이 '비명횡사'이며 '사천'(私薦)"이라며 "이 대표는 '0점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낄낄대며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역시 하위 10%로 통보받은 김한정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을)은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 "이 대표가 좀 더 완벽한, 더 강한 방탄 정당에 대한 옵세션(집착)이 있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진행 주체를 알 수 없는 예비후보 여론조사가 이뤄진 것을 두고도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김성환 의원(재선·서울 노원병)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특히 현역 의원 지역 여론조사는 굉장히 예민할 수 있으니 사전에 알려주거나 사후에라도 취지를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런 대목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