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주목받은 금융·자동차·철강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 자동차·금융업·철강업 지수는 금융위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약 한 달간(1월 24일~2월 23일) 평균 18.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8.0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KRX 자동차 지수가 23.2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KRX300 금융업 지수는 20.79%, KRX 철강업 지수는 11.07%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었다. 해당 기간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종목을 살펴보면 현대차(1조5544억원), 기아(6109억원), 하나금융지주(2533억원), KB금융(2235억원) 등 저PBR 업종에 포함된 종목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작년 일본 정부가 주도한 증시 부양책의 학습효과로 해석된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일본 시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며 금융·상사 등 저밸류 기업 중심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정책 발표 이후 인덱스와 펀드, ETF 등이 출시되면서 관련 업종·종목들의 패시브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구체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최하단”이라며 “일본 시장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PBR 1.5배 수준(MSCI 기준)까지 상승했는데 현재 우리 시장은 1.0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의 우호적인 주주친화 정책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이뤄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3월부터는 배당기준일과 주주총회를 거치면서 저PBR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환원 기대가 충족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주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밸류업 정책이 단기적으로 고점을 높이기보다 장기적으로 저점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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