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창업하고 경영하는 아일랜드의 반도체 부품 장비 기업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일간 아이리시 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가 있는 '큐빗 세미컨덕터'(이하 큐빗)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발표한 제재 대상(SDN)에 포함됐다.
OFAC는 이 회사가 러시아 반도체 기업 'JSC 미크론'에 부품을 수십 차례 보내는 등 러시아의 군수산업 관련 분야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JSC 미크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제재 대상에 등록됐다.
큐빗은 한국과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아이리시 타임스에 따르면 큐빗의 경영진은 한국인 2명이다. 이들 중 1명은 회사 창업에도 관여했으며, 반도체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가졌다. 아일랜드와 한국에 사무실이 있고 아일랜드 법인은 더블린 외곽의 한 가정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빗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씨는 아이리시 타임스에 회사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몰랐다면서 큐빗은 유럽연합(EU) 국가의 기업과만 거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군수산업과 일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유럽의 반도체 산업 분야 고객과만 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JSC 미크론과 교역 관계에 대해 그 부품들은 반도체 부품이며, 군사 용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주말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러시아의 자국민 억압과 인권 침해 및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500개가 넘는 대상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도 이날 중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한국,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소재한 93개 기업을 러시아와 관련해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대성국제무역이 수출통제명단에 등록됐다. 대성국제무역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등록된 법인으로 파키탄인이 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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