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스타 플레이어' 출신보다는 내실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 언론 매체 '일 마티노'는 24일(한국시간) "칸나바로는 김민재가 있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일 마티노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칸나바로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전했다.
칸나바로 감독은 선수 시절 최고의 평판을 자랑했다. 이탈리아 수비수로서 나폴리, 파르마,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활약했다. 2006년엔 독일 월드컵 우승을 이끌어내며 축구 선수에게 주는 가장 권위 있는 개인상인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칸나바로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칸나바로 감독은 2022~2023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 베네벤토칼초의 사령탑을 맡았을 때 극심한 성적 부진으로 계약 2년 중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과거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헝다(현 광저우FC) 감독을 맡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전술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후 톈진취안젠 감독으로서 중국 갑급 리그(2부) 우승을 이끌었지만, 중국 리그에서의 우승을 지도자 역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칸나바로 감독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소환됐다. 두 감독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 발롱도르 2위에 오르는 등의 스타 플레이어였지만 지도자로서는 역량 부족과 태도 논란 문제가 늘 뒤따랐다. 그럼에도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앞선 실패 사례로 칸나바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시 동일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로 예정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인 태국과의 3~4차전에는 임시 감독 체제로 경기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당초 KFA 안팎으로 K리그 현직 감독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한 팀의 현직 사령탑을 데려오는 데 부담을 느껴 임시 감독 체제 속에서 새 감독을 찾기로 했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브루스 감독과 세뇰 귀네슈 감독, 필립 코쿠 감독 등이 대표팀 감독 자리에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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