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이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보물로 지정된 지 20여 년 만이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일괄로 제작한 불화다. 팔상도는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됐으며, 석가모니 생애의 역사적 사건이 8개 주제로 표현됐다.
1725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현재 송광사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한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괄로 일시에 조성해 봉안한 가장 이른 시기 작품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명대 구영의 작품에서 도상을 차용했다.
총 6폭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수묵담채로 표현됐다. 5폭에서 6폭 상단에 14행으로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제발이 적혀 있다. 여기에는 1778년 9월 이 작품이 완성되고 1778년 12월 강세황이 김홍도를 '신필'이라고 칭송한 내용도 담겼다. 이는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문헌 자료다.
조선 후기 성행한 아회 문화를 대표하고, 김홍도의 34세 화풍을 살필 수 있는 기년작이란 점에서 회화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후 유행한 서원아집도 병풍의 새로운 모델을 제기한 작품이다.

동종 제작을 주도한 정우와 신원은 17세기 전반 재건 불사가 진행된 경기·충청·전라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승려 주종장이다. 이들의 초기 작품 남원 대복사 동종은 종의 어깨 부분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시대 동종 양식을 계승한다.
정우와 신원의 작품 양식과 활동 과정을 살필 수 있고, 주종기를 통해 제작 연대를 비롯해 봉안 지역과 봉안 사찰, 시주자와 시주 물품, 제작 장인 등 중요하고 다양한 내력이 확인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와 보물로 지정 예고된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등 2건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부혁신과 적극 행정의 하나로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더 합리적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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