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순대외금융자산이 전년도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 외환 건전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단기외채비중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 -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전년 대비 85억달러 증가한 779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2021년, 2022년)에 이어 역대 최대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란 국내거주자의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로 분류되는 대외금융부채를 뺀 지표로, 해당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외금융자산(국내 투자자가 해외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를 한 금액)은 2조2871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1184억달러 확대됐다. 이 중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일 년 만에 1174억달러 급증했다. 주식투자 지속과 채권투자 확대로 450억달러, 글로벌 주가상승 등 비거래요인 영향으로 724억달러 가량 증가한 결과다.
지난해 기준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642억달러로 일년새 77억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은 1조278억달러로 61억달러 늘었다.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이 30억달러 감소했음에도, 비금융기업의관계기업 대출 등으로 기타부문이 98억달러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6636억달러로 16억달러 줄었다. 1년 이상 장기외채가 287억달러 증가했음에도 단기외채가 303억달러 감소한 결과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과 현금·예금(부채) 감소, 외국인의 단기 부채성증권 투자 축소 등 영향으로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외국인의 단기부채성투자는 통안채 중심으로 매도세가 있었고 해당 수요가 장기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를 의미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전년 대비 4.5%포인트 하락한 20.5%로 추산됐다. 이는 2020년 말(29.1%) 이후 3년 째 하락한 것으로 통계 편제(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인 단기외채 비율도 32.4%로, 전년 대비 6.9%포인트 하락해 2018년(31.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줄었지만 단기외채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비율 자체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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