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강 속 마이크론 3파전...불붙은 5세대 HBM 경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지연 기자
입력 2024-02-28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삼성전자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삼성전자 36GB HBM3E 12H D램[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12단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5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SK하이닉스와의 기술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를 삼성전자보다 먼저 개발해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며 시장을 선점했고, 현재 8단 HBM3E 초기 양산 단계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5세대 HBM3E는 8단 높이와 동일하게 12단을 쌓아올렸다는 점에서 현재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양사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해 '제2의 반도체 르네상스'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동일한 규격에 성능은 대폭 개선...삼성 HBM3E 기술 앞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HBM3E 12단 적층 D램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8단 적층·24GB의 HBM3E보다 고성능·고용량 제품으로 평가된다. HBM3E 12단은 1024개의 입출력 통로에서 초당 최대 10Gb 속도를 지원해 초당 1280GB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제품대비 성능과 용량이 대폭 개선됐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량을 줄여 같은 비용 대비 더 정교한 AI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E의 가장 큰 특징은 12단을 쌓아 올려 기존 8단 HBM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뛰어남에도 높이를 기존 규격과 동일하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NCF 소재 두께를 지속적으로 낮춰 업계 최소 칩간 간격인 '7마이크로미터(um)'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HBM3 8단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직 집적도를 실현했다.
 
특히 칩과 칩 사이를 접합하는 공정에서 신호 특성이 필요한 곳은 작은 범프를, 열 방출 특성이 필요한 곳에는 큰 범프를 목적에 맞게 사이즈를 맞춰 적용했다. 범프란 칩 사이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형성한 전도성 돌기를 통칭한다. 크기가 다른 범프를 적용해 열 특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율도 극대화한 것이다. 또 NCF로 코팅하고 칩을 접합해 범프 사이즈를 다양하게 하면서 동시에 공극(Void) 없이 적층하는 고난도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샘플을 이미 고객사에 제공했고, 본격적인 양산은 상반기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서버 시스템에 HBM3E 12단을 적용하면 HBM3 8단을 탑재할 때보다 평균 34% AI 학습 훈련 속도 향상이 가능하고, 추론의 경우에는 최대 11.5배 많은 AI 사용자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특히 GPU 사용량이 줄어 기업의 총 소유 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는 등 리소스 관리를 유연하게 할 수 있어 최고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HBM시장 3파전...5세대 HBM시장 각축전

현재 HBM3E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마이크론이 '2강 1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HBM 개발에 먼저 뛰어든 SK하이닉스의 HBM3E는 8단 적층 24GB 패키지로, 올 하반기 12단 적층 36GB HBM3E 패키지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역시 12단 HBM3E 제품을 삼성전자처럼 8단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1월 HBM3E 8단 초기 양산을 시작했고, 12단 제품도 고객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제품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사 제품은 소비 전력, 열제어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제품이고, 양산 시에는 경쟁사보다 비즈니스 전개 경험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쟁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3년 SK하이닉스가 HBM을 처음 개발한 이후 시장 주도권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다. 2015년에는 삼성전자가 2세대 HBM인 HBM2 개발에 성공하면서 SK하이닉스를 앞섰고, 이에 절치부심한 SK하이닉스가 3세대(HBM2E)와 4세대(HBM3) 개발에 집중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다시 가져갔다. 양사는 2025~2026년을 목표로 6세대 모델인 HBM4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HBM 시장의 양강 구도와 함께 마이크론도 변수로 떠올랐다. 글로벌 D램 시장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이날 HBM3E 양산을 본격 선언했다. 마이크론이 양산에 성공한 24GB 8단 HBM3E는 경쟁사 제품보다 전력 소비량이 30% 이상 적고, AI 애플리케이션 구동 칩에 대한 수요를 충촉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올 2분기 출하를 시작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H200 GPU에 탑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등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