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에 대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29일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함 회장 등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하나은행의 경우 주된 처분 사유인 불완전 판매로 인한 업무정지 6개월은 적법하다고 봤다"면서도 "함영주 회장 등에 대해선 1심과 달리 주된 처분 사유가 있는데 통제의무 중 일부만 인정돼 피고 측이 새로 징계수위를 정해야 한다고 보고 해당 부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이 DLF 상품을 불완전 판매했다고 보고 2020년 3월 사모펀드 신규판매 부분에 대한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제재와 과태료 167억 8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DLF 상품을 판매 과정에서 은행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며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 회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함 회장은 불복해 소송에 나섰지만 2020년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불완전 판매 혐의가 있던 계좌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고 하나은행과 임직원들이 불완전 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주장한 검사 업무 방해 혐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일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도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실이 막대하다. 원고들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함 회장은 항소와 함께 징계 효력 정지를 위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집행정지는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만 임시로 처분의 집행 또는 효력을 중단하는 것을 뜻한다. 이 사건의 집행정지 결정은 1심 판결이 끝난 뒤 30일이 되는 날까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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