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연패를 이어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고대하던 첫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가 이어지는 공화당 경선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일단 존재감을 입증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NBC, 로이터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열린 워싱턴DC에서 펼쳐진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약 63%의 득표율로, 33%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명가량의 공화당원들이 참여한 이번 경선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절반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해 워싱턴DC에 배정된 19명의 선거인단 모두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DC는 정부 및 정치 관계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등 앞서 경선이 열린 지역들에 비해 유권자 성향이 비교적 온건하고, 유권자 수도 적은 특성이 있다고 NBC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경선 당시에도 워싱턴DC에서는 14%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쳐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 의원에 패한 바 있다.
공화당의 패트릭 마라 워싱턴DC 지역 위원장은 "솔직히 말해 여기서는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투표 참여자 수와 선거 유세를 어떻게 하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경선의 대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워싱턴DC 경선 승리로 확보 선거인 수가 43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247명의 지지를 확보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크게 못 미친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선거인 총 2429명 중 과반인 1215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제 경선의 다음 관심사는 5일 있을 슈퍼 화요일이다. 슈퍼 화요일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각각 16개 주에서 경선이 치러지는 날로, 대선 경선의 판도를 좌우한다. 공화당에서는 슈퍼 화요일 하루 동안 전체 선거인의 약 3분의1인 854명의 향방이 결정된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슈퍼 화요일에도 독주 체제를 이어갈 경우, 이르면 12일께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수 있다고 미 CBS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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