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감산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OPEC+ 감산, 중국 경제 둔화,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등 유가를 둘러싼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자발적인 감산을 2분기까지 유지한다.
전체 감산량은 일일 220만 배럴(BPD)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일 100만 배럴 감산에 더해 이라크(22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16만3000배럴), 쿠웨이트(13만5000배럴), 알제리(5만1000배럴), 오만(4만2000배럴), 카자흐스탄(8만2000배럴) 등이 일일 총 169 만3000배럴의 감산을 6월 말까지 유지한다.여기에 러시아의 추가 감산 47만1000배럴을 더하면 OPEC+의 전체 감산량은 약 일일 220만 배럴이 된다.
로이터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이후 OPEC+ 국가들의 전체 감산량은 하루 약 586만 배럴로, 세계 수요의 약 5.7%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OPEC+의 감산 연장은 예고됐던 일이지만, 러시아의 추가 감산은 깜짝 발표라고 평했다. UBS의 애널리스트인 지오바니 스타우노보는 러시아의 감산 조치로 원유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짚으며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조치로, 유가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OPEC+의 감산 우려에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1일 2% 오른 배럴당 83.55 달러에 거래되는 등 올해 들어 8% 넘게 올랐다.
다만 유가 전망은 엇갈린다. OPEC은 올해 수요가 225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가 수요 증가분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22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및 홍해 불안,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불확실성은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OPEC+ 감산 및 세계 경제 둔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피벗 지연 등은 유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더구나 미국, 브라질, 가이아나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선 점은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운다. IEA는 올해 원유 공급이 약 1억38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불확실성에 시장에서 원유 매도세는 줄었다. ICE 유럽 선물 거래소(ICE Futures Europe) 및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브렌트유 및 WTI의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쇼트 포지션(매도 포지션) 규모는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가가 오르더라도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물가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수출 증대에 사활을 걸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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