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사모펀드들의 금융지주 지분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자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은 대형 사모펀드들이 판단하기에 현 시점의 금융지주 가치를 최대치로 보고 있어 단기적 추가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다만 엑시트가 주목적인 사모펀드들의 지분이 빠짐에 따라 장기적 기업 체질 개선에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반기는 여론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최근 우리금융지주 지분 총 1805억원어치(1256만주)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매매 이후 IMM PE의 우리금융 지분율은 5.57%에서 3.85%로 낮아졌다. 앞서 IMM PE는 지난 2016년 우리금융 과점주주로 합류한 바 있다.
지난달 중순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도 자신들이 보유한 KB금융지주 지분 1.2% 전량을 처분해 3260억원의 현금을 손에 넣었다. 앞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1월 말과 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신한금융지주 지분 약 2%를 4500억원에 매각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금융지주 주가가 상승하자 수익 실현이 주목적인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금융지주들의 주가는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KB금융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8.66%(5500원) 오른 6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나금융지주(6.36%), BNK금융지주(2.00%), 신한지주(1.49%) 등의 주가도 상승마감했다. 여기에 현재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이슈의 배상안 도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일부 지분의 매도 필요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완전판매 확정에 따른 금융지주 주가 불안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사모펀드의 지분 매각 행보에 금융권에선 금융지주 주가의 추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판단하기에 현재 시점을 수익 가치의 최대치로 판단했다는 사인을 대내외에 줄 수 있어, 주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금융지주의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선 사모펀드들의 지분 매각이 호재라는 견해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큰 규모의 사모펀드들이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이들이 언제 빠질지 몰라 금융지주들 입장에선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모펀드들의 지분 매각으로 해당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고, 안정적 투자처를 기대할 수 있어 이들의 지분 매각이 장기적으론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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