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공립 박물관‧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개선한다. 지방분권 강화에 따른 지자체의 자율성·책임성 제고를 위한 규제 완화 정책 중 하나다.
문체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024 규제혁신 추진 계획'에 따르면, 공립 박물관‧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개선된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공립 박물관‧미술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문체부 장관에게서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지자체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이 내용이 포함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개정안을 오는 7월 전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박물관‧미술관을 설립함으로써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권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경쟁적으로 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설립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미술시장이 활황인 가운데,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지자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의 이번 정책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해 문화로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지자체의 권한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뒀다.
정준모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 대표는 “공립 박물관‧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개선한 것은 지방자치시대 지방분권 시대에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라며 “지자체가 스스로 평가했을 때 생길 부작용에 대해서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어느 부처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 재단 법인화가 필요하다”며 “이후 시군구에서 예산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현재 지자체 공립 미술관과 박물관은 예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예산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율에 따른 책임도 강화됐다. 향후 지자체는 연간 운영비 등 중장기적인 예산을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해 설립 타당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술계 관계자는 “독일 등 해외 미술관을 보면 후원과 자체 사업을 통해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민간과의 협업 강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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