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하고 최고의 스타들이 경쟁하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최종 라운드 62타로 역사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마쓰야마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고 PGA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하며, 아시아 출신 최다승 골퍼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3억4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2년간의 마음고생 끝에 차지한 우승이라는 점이 마쓰야마에게 더 큰 가치를 선물했다. 목 부상 이후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걱정하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로부터 며칠 뒤, 멀리 떨어진 나이로비에서는 31세의 무명 골퍼 로널드 루구마요가 우간다인 최초로 DP 월드 투어에서 컷 통과를 하며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펼쳐진 팬들의 열광적인 모습과 귀국 환영 행사를 바탕으로 우간다 골프 입지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어느 때보다 골프 산업에 다양하고 큰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골프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관용구가 너무 가볍게 사용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 엘리트 선수 마쓰야마와 워너비 스타 루구마요 같은 선수들이 더 큰 동기부여를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큰 위안이 된다.
마쓰야마는 "내가 4승을 거뒀을 때, 마루야마가 최경주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쓰야마는 "이번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꼭 마루야마에게 문자를 보내야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PGA 투어 9승 달성은 나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다. 8승 이후, 목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시는 우승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상위 10위 안에 드는 거조차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시 재기에 성공한 마쓰야마는 계속해서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한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고, 매지컬 케냐 오픈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10피트(3m) 버디 퍼트로 우간다 선수 역대 첫 컷 통과를 만들어 낸 루구마요는 마치 꿈같았던 그의 경기가 다른 선수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2901위로 출전했던 루구마요는 "꿈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최선을 다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우승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스스로가 할 수 있다고 그만큼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말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매지컬 케냐 오픈 이후, 나의 꿈은 우간다의 젊은이들이 골프를 시작하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Going To Inspire(영감을 주기 위해)'라는 해시태그를 단다. 몇 년 뒤에는 더 많은 우간다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간다뿐만 아니라 다른 동아프리카인들까지 말이다"고 이야기했다.
일본에는 230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는 반면 우간다에는 20개 정도가 있다. 마쓰야마와 루구마요는 다른 배경에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두 선수 모두 많은 사람에게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려는 엄청난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골프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 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