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포위망 강화를 위해 한국과 독일의 참여를 압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지난해 중국 화웨이가 최첨단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등 규제 빈틈이 보이자 미국이 이를 보완하는 목적으로 여러 국가의 규제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통해 미국 정부가 한국과 독일 등에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은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용 부품의 수출을 통제할 것을 요청받았다.
또한 미국은 네덜란드에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중국에 판매한 제품에 대한 추가 서비스와 수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미국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 제한을 위해 세계 시장 선두업체인 일본 화학소재 기업 JSR 등에도 제한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ASML은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할 때 네덜란드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당국의 승인 과정이 꼼꼼하지 않고 느슨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실제 중국의 반도체 매출은 여전히 증가세다. 지난 6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1월 중국 반도체 산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증가했다. 이 기간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5.2%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일본과 네덜란드의 수출제한 강화와 더불어 한국과 독일 등 주요 반도체 강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참여를 바란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독일 등의 수출규제 참여는 미국 정부가 꾸준히 요구해 온 입장이지만, 기존 규제에 참여하고 있던 업계 측의 요구이기도 하다. 이에 미국 정부는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합의하도록 독일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 공급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한국과도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지속해 왔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부터 다자 수출통제 참여 논의를 진행해 온 가운데 지난달부터는 한층 진전된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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