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구도로 굳혀진 올해 미국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에 제3지대 인물이 대선의 운명을 결정짓는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성인 11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63%, 57%의 응답자로부터 직무수행이 가능한 정신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문제와 관련해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하는 불신임 리스크에 직면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91개 혐의로 형사 사건만 4건에 연루돼 상당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경선에서는 두 후보가 아닌 다른 인물이 선택받는 일도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대선 후보 윤곽이 드러난 5일 슈퍼 화요일 대부분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일부 지역에선 예상외 패배를 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미국령 사모아에서 30살 어린 비영리단체 활동가 제이슨 팔머(52)에게 1위를 내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공화당 경선이 열린 버몬트주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일격을 당했다.
양당제가 공고하게 자리잡은 미국에서 제3의 후보는 많은 지지율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당시 자유당과 녹색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표를 흡수해 트럼프 당선에 기여했던 만큼, 대선 결과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실제 무소속 후보로는 4년 전 대선 당시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대권 도전 의지를 나타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11월 본선까지 완주한다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미국 전역의 성인 44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6%는 로버트 케네디와 트럼프, 바이든 등 세 명의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로버트 케네디를 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