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P의 파트너 행사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APC)'에서 "AI PC는 30년 만에 온 혁명적 변화"라며 "PC의 위대한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하드웨어 추가로 작업 속도를 대폭 개선하는) 가속 컴퓨팅 기술로 컴퓨터의 효율이 10∼15배 올랐다"며 "(생성 AI를 구축하는 데 쓰이는) 데이터센터 현대화 기술을 이젠 PC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AI를 장착한 PC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그는 바라봤다. AI PC를 윈도 95 이후 30년 만에 온 큰 변화라고 짚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AI PC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PC 내 AI가 탑재돼 보다 효율적인 동영상 편집, 사진 자동 분류 등 AI 관련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기 내 AI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보안이 강화되며, 전력 효율도 높아 업무용 PC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주로 워크스테이션(전문 분야 작업을 위한 고성능 PC)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대표 모델인 HP Z북 퓨리 G11은 인텔 14세대 코어 HX 시리즈 프로세서와 엔비디아의 RTX 5000 Ada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했다. RTX 5000을 통해 초당 682조의 연산(TOPS)이 가능해, 검색증강생성(RAG) 등을 활용해 온디바이스 AI 구현이 가능하다. RTX 5000은 지난해 출시된 엔비디아의 에이다 시리즈 GPU 중 하나로 AI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엔비디아가 현재까지 출시한 에이다 시리즈 GPU는 총 7종에 달한다.
HP를 시작으로 앞으로 델, 레노버, MSI 등 주요 노트북·데스크톱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AI PC 출시가 쇄도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 AI PC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고, 이에 발맞춰 전체적인 PC 출하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조사들도 이러한 흐름을 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AI 노트북인 '갤럭시북4' 시리즈를 선보였고, LG전자는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와 함께 온디바이스 기반의 sLLM(소형언어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도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가트너는 2023년 2900만대였던 AI 탑재 PC의 출하량이 2024년 5450만대로 약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출하될 것으로 보이는 전체 PC 대비 22% 수준이다. 가트너는 내년에는 AI PC의 전체 PC 출하량 대비 점유율이 43%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가트너는 AI PC 열풍에 힘입어 2024년 전체 PC 출하량이 2023년 대비 3.5% 증가한 2억5040만대에 이른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 역시 올해 글로벌 완제품 PC 출하량이 2023년 2억5180만대에서 2024년 2억6540만대로 약 2%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역시 AI PC의 대두를 출하량 증가세의 주 요인으로 봤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IDC는 2028년에는 총 PC 출하량이 2억9220만대에 이른다고 짚었다. PC 시장이 최근 출하량 감소세를 보이며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성 AI가 PC 시장에도 훈풍을 유도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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