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대출 효과 나타나나...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

서울의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내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아파트값 하락과 함께 정책대출 신생아 특례대출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신고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총 1653건 중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954건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1월(55.1%) 대비 2.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월 거래 건수는 67건으로 아직 거래가 많지 않지만,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1%로 높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1월 29일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과 최근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급매물 거래 등의 영향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저리로 주택구매 및 전세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주택 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이 대상이다. 주택구입 자금은 1.6∼3.3%, 전세자금은 1.1∼3.0%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작한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16일까지 1만3458건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대출 금액 규모는 3조3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생아 특례대출에 배정된 정부 예산(32조원)의 10% 이상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소진된 셈이다.

경매시장에서도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경매에 나온 9억원 이하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 1월 9.86명에서 2월 11.12명으로 늘었다. 반면 9억원 초과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12.93명에서 9.46명으로 줄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거래가 많이 이뤄진 지역을 살펴보면 노원구 등 신생아 특례대출 요건에 해당하는 아파트가 몰려있는 곳"이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격조정 효과와 대출 규제 강화로 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