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 브랜드 BMW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 가운데 BMW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BMW 전기차 11개 모델의 전체 판매량은 532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전기차 판매량 344대보다 54.7% 급증한 것이자 지난 2월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 1074대 가운데 49.5%에 이르는 수치다.
이는 국내 전기차 판매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309대)보다 223대 더 팔린 수치다. 이로써 BMW는 지난 1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벤츠를 따돌리고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2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톱10'에도 BMW 차종은 4개, 벤츠 차종은 3개가 각각 포함됐다.
작년 한 해 국내에서 전기차 8225대를 판 BMW는 벤츠(9184대)에 이은 수입 전기차 판매에 있어 '2인자'였지만, 새해 들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보인 셈이다.
업계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BMW 성장세에 대해 브랜드 인지도에다 주행 성능이 개선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트림별 다양한 가격대 모델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BMW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 실적은 전기차 보조금 최대지급액 기준을 5500만원으로 설정한 정부의 '보조금 개편안' 영향도 사실상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할 당시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만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지난달 수입 전기차 중 판매량 최다를 기록한 차종은 BMW iX3(206대)로, 해당 모델 가격은 8260만원으로,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전기차 판매가 상한(5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BMW 전기차 11개 모델의 평균 가격도 1억3000만원대에 달했다. 전기차 모델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BMW iX1 xDrive30(6950만원)의 지난달 판매량은 단 1대에 불과했다. 수입 전기차의 낮은 가격이 판매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 전기차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174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보조금 최대지급액 기준 아래 가격인 5499만원의 테슬라 모델Y는 77대 팔렸다. 1억2000만원대와 1억1000만원대의 모델X, 모델S는 각각 87대, 10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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