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외국인에게 가장 혜택이 풍부한 5개 국가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소개됐다. 이 국가들은 부유층 외국인 유입을 위해 이들의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시민권 등 지속적인 체류자격을 보장한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부유층 외국인이 살기 좋은 첫 번째 나라는 카리브해 인근 섬 '앤티가 바부다'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고,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성대한 파티를 치르는 장소로 알려졌다. 이곳의 매력은 관광뿐만이 아니다.
이 섬나라는 영주권자와 임시체류자 모두에게 국내 소득과 해외 자산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 재산세와 상속세도 없는 이 나라는 40만 달러짜리 부동산을 사거나 정부에 10만 달러를 기부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 시민권 취득 시 사전 비자 없이 154개국을 여행할 수 있다. 다만 투자로 시민권을 얻으려면 외국인은 이곳에서 최소 5년간, 매년 최소 5일을 거주해야 한다.
두 번째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다. 이곳은 개인 소득, 자본 이익, 상속, 증여 재산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법인세율도 연간 수익이 10만2000달러 이상인 기업에 9%로 적용돼 세계에서 가장 느슨한 편이다. 최근 UAE는 기업인과 기술자 등으로 장기 거주 비자의 신청 대상 폭을 넓혔다. 다만 최대 도시 두바이의 인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주거비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국제·사립 학교의 경우 한참 대기해야만 등록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탈리아도 인기 국가로 꼽힌다. 이탈리아는 2017년부터 신규 거주 외국인에게 연간 10만9000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해외 소득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준다. 또한 지난 2년간 영주권자가 아니었던 외국인에게는 이탈리아 안에서 번 소득의 50%에 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밀라노로 이주해 세금 감면을 받는 외국인 수는 2017년 대비 2배 늘어난 1300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UAE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도 인구 밀집에 따라 부동산 가격·생활비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모나코와 싱가포르 등도 외국인의 부동산이나 소득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한편 이런 외국인 혜택이 노골적으로 부유층의 '국적 쇼핑'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이주 정책 컨설팅업체 핸리앤파트너스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백만장자(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개인) 12만2000명이 국적을 바꿨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업체는 올해 조금 더 늘어 12만8000명이 '국적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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