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수장들의 공백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아직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도 꾸려지지 않아 각 기관은 물론 중기부 핵심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11곳 가운데 사의를 표명해 현재 공석인 기관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진흥원, 한국벤처투자 등 3곳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5월), 기술보증기금(11월)은 올해 기관장 임기 만료가 도래한다. 차관급 독립기관인 중소기업 옴부즈만도 지난해 중순부터 리더 부재 상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오동윤 중소벤처기업구원 원장과 김용문 창업진흥원 원장 모두 임기가 오는 5월까지였지만 올해 초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사의를 밝혔다. 그러나 중기부는 아직까지 임추위를 구성하지 않는 등 움직임이 더디다. 통상 공공기관은 기관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임추위를 구성해 공개모집, 후보군 검토, 면접 등을 거쳐 장관에게 후보자를 3~5배수가량 추천한다. 전체 공모 절차가 마무리되는 데 3개월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리더 부재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는 4월 총선 이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총선에서 낙마한 인물을 챙겨주는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상 기관장 자리는 주무 부처 실장급이나 차관급을 선임하기도 하지만 정부 정책 추진에 힘을 싣기 위해 정권 입맛에 맞는 정치권 인사를 앉힐 가능성도 있어서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선거와 관련해) 따로 챙겨줘야 할 사람들이 있어 공공기관장 인사는 총선 이후에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관련 경력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수장으로 올 경우 이슈 파악하기까지 오래 걸려 업무 공백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 하반기에 공공기관 수장 임명이 이뤄지면 새로운 기관장들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적에 따라 기관장 거취와 임직원 연봉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2년 연속 '보통(C)등급'을 받은 창업진흥원은 수장 교체와 함께 경영평가 반등을 일궈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