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3일 유사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 특수전사령부를 찾아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현직 국방부 장관이 특전사를 찾은 것은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이후 약 8년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민감해하는 참수작전을 펼치는 부대를 신 장관이 직접 방문한 것은 연초부터 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신 장관은 이날 특전사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 등에게 테러 대비태세, 한·미 연합 특수타격 훈련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 특수타격 훈련은 유사시 적 지역 내 주요 시설에 침투해 적 지휘부와 임무수행 체계를 와해·마비시키기 위한 작전능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다만 군은 공식적으로 참수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특전사는 지난 8일부터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의 일환으로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공군 항공관제팀(CCT), 미 육군 제1특전단 등과 함께 한·미 연합 특수타격 훈련을 실시 중이다. 한·미 최정예 특전요원들은 연합·합동전력을 활용한 핵심 시설 내부 소탕 등 고도의 전투기술을 숙달했다.
신 장관은 “만약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부대로서 적 지도부를 신속히 제거하는 세계 최강의 특수전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특전사령관은 “국내외 정치 일정을 고려해 북한이 테러를 포함한 다양한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 발생 시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으로 즉각 출동해 강력히 진압하고, 끝까지 찾아가 응징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FS를 실시 중인 한미연합사 전시지휘소(CP탱고)도 방문했다. 성남 지역 한 산속 화강암 터널 내 극비시설로 만들어진 CP탱고는 적의 핵무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됐다. 생화학무기 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고, 외부 지원 없이 약 2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 장관은 “이번 연습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네트워크를 조기에 무력화하는 작전수행체계를 숙달하고, 지·해·공·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전 영역에서 적을 압도할 수 있도록 작전능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군은 이날 FS 연합연습 일환으로 ‘공중대기 항공차단’ 훈련을 실시했다. 공중대기 항공차단(X-INT)은 아군 전투기가 공중에 대기하고 있다가 실시간으로 식별되는 적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아군 전력과 인구 밀집 지역 등을 지켜내는 작전이다.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TEL), 이동 중인 지휘부 등 이동 표적들이 주요 표적이다. 이번 훈련에는 제11전투비행단, 제17전투비행단 등 7개 비행부대에서 F-35A, F-15K, KF-16 등 전투기와 정찰기 20여 대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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