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트렌드를 따라가는 한국 관광을 넘어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 한국을 명실상부한 '교육여행' 목적지로 알리겠다."
박재석 한국관광공사 미주지역센장의 포부다.
박 센터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관광공사의 미국 교육여행 추진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미국에는 7500만명의 학생이 있고, 2021년 기준 미국 대학의 한국어 수강생은 1만9270명에 달하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학생들을 공략할 방한 교육여행 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해 올해 방한관광객 유치 목표인 2000만명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교육여행 시장 규모는 2021년 3998억 달러(약 526조원) 규모로, 203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도 현지 문화·언어 체험, 자원봉사, 지역사회 연계 활동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찾아 체험하는 '교육여행'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박 센터은 "교육여행은 단순 경유형 관광이 아니라 학습 목적의 체험, 부가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행 유형"이라며 "교육여행을 위해 방한한 여행객은 평균 체재 기간이 길다. 이들은 머무는 동안 관광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류·체험 활동에도 참여한다. 그만큼 관광 지출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국 전체 인구의 20%가량을 차지하는 Z세대는 새롭게 떠오르는 핵심 소비주체"라며 "이들은 인터넷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첫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만큼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그 어떤 세대보다 크다. 또 인종과 성별, 종교 등 다양한 관점에 대한 포용성과 다양성이 그 어느 세대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팬데믹 이후, 미국인의 방한 수요는 급속히 회복돼 2023년에 108만명이 방한하는 등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포스트 100만 유치를 위해 교육여행을 비롯한 Z세대 타깃 마케팅이 주효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센터은 "특히 이번 방한 일정에서 자신들이 여행하는 지역의 문화 자체를 진정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점에 주목했다"며 "고궁과 한복 체험뿐 아니라 불교문화사업단과 협업을 통해 진관사에서 명상, 사찰음식 등 직접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2일 서울 은평구의 사찰 진관사를 찾아 수륙재와 사찰음식 등 불교문화를 체험한 하버드대학교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이하 HRO) 단원들은 "새로운 경험을 했다. 다음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곳에 또 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박 센터장은 "하버드와 예일 등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주요 대학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주요 대학 동호회, 한국어 수강생 등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방한 이후에도, 친구·가족과 한국을 재방문하는 충성고객이 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광공사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중‧고교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교육과 여행을 결합한 수학여행, 체험형 학습이 주를 이룬다.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은 진로 탐색 및 체험을 목적으로 1년 내외의 기간 동안 여행, 봉사, 인턴십 등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기 위해 방한한다.
박 센장은 "학생 유형에 따라 교육여행의 니즈는 다양하다"며 "공사는 다양한 교육여행 수요를 포착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 홍보함으로써 방한 교육여행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자체와 지역관광공사로부터 유형별 지역특화 교육여행 프로그램 정보를 추천받아 풀을 만들고 있다"며 "방한 여행객들의 니즈에 따라 적합한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추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사 미국지사에서는 미국 분야별 교육 전문 여행사와 공동으로 MZ세대 특화 교육여행 상품 개발과 판촉을 진행해왔으며, 아이비리그를 비롯 동‧서부 주요 대학 대상 '순회설명회'를 실시해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교육여행 목적지로서 한국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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