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과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부실 사업장을 정리해 수익성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을 청산하거나 매각에 나서는 분위기다.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몽골 현지법인 '몽골리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 유한책임회사)'에 대한 청산 절차에 착수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몽골 법인의 청산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10월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후 13년 만의 몽골 건설시장 철수다.
롯데건설은 당시 MAK(Mongolyn ALT Corporation)사의 하얏트리젠시 호텔 1단계 공사계약을 수주하면서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공사계약 규모는 1억1000만 달러였다. 이듬해인 2012년엔 몽골철도공사(MTZ)와 30억 달러 규모의 철도건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몽골리아 LLC의 설립 이후 누적 매출은 약 342억원으로 파악된다. 2017년까지 꾸준히 연간 수십억대 매출을 이어가다가 2018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없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2~2017년까지 누적 기준 8억9600만원에 그쳤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몽골 법인 청산을 준비해 왔고 이르면 연내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완전한 시장 철수는 아니고, 다시 현지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장기화하고 있는 해외 부동산 사업에 대해서도 투자금 회수에 나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자산 건전화 태스크포스팀(TF)를 출범시키고 국내외 사업 현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장을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리조트' 지분 100%를 '라우라우홀딩스 스타(Laulau Holdings Star)'에 넘겼다. 매각가는 400억원 수준이다. 양사는 작년 8월에 주식 매각 본 계약을 맺었다. 대우건설이 2008년 개발한 라오라오베이 리조트는 36홀의 골프장과 54개 고급 객실을 갖춘 골프 리조트다. 수익성이 좋지 않아 매각 대상에 올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리조트의 영업손실액은 161억8100만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이 안 나는 상황에서 태풍 여파로 리모델링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2019년 당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을 넘겨받은 KDB산인베스트먼트가 해당 리조트를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가 지난해에야 주인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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