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여행이란 며칠 머물며 오롯이 즐겨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던 나를 당일여행으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여행 가는 달' 캠페인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비수기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여행 가는 달 캠페인을 올해 3월과 6월 확대 추진한다. 다양한 여행 할인혜택과 관광상품을 내놨지만, 가장 인기를 끈 상품은 '3월엔 여기로: 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이다.
21개 인구감소 지역에서 특산물과 이색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총 24개 여행코스로 이루어진 이 상품은 3월 8일부터 3월 30일까지 총 7회에 걸쳐 △전라 로컬여행(임실·남원·곡성) △충청 로컬여행(태안·예산·서천) △충북·경북 미식여행(영주·안동·단양) △강원·충북 산골여행(제천·영원·정선) △남도 로컬여행(부안·고창·담양) △남도 봄의 향기(보성·하동·구례) △강원 충북 로컬여행(괴산·삼척·태백)을 진행한다.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고물가 시대에 단돈 3만원에 교통과 체험, 관광지 입장 등이 포함돼 여행을 알차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7개의 지역 프로그램 중 기자가 선택한 것은 충청 로컬여행이다. 목적지는 태안. 이날은 특별히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동행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맨발 걷기에 푹 빠졌다. 맨발 걷기는 '어싱'으로 불린다. 지구(earth)의 땅을 직접 밟는다는 의미다. 다양한 중증질환에서 회복됐다는 경험담들이 최근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자, 다수의 지방자치단체가 맨발 걷기 길을 조성하며 맨발 걷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태안도 예외는 아니다. 태안은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맨발 걷기(어싱)·힐링명상 △노르딕 워킹·힐링 명상 △해안사구 트레킹 3가지 체험을 운영한다.
몇 달 전 맨발 걷기 길의 원조 격인 대전 계족산에서 어싱을 체험했는데, 해안가 어싱은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걷기 전 흥겨운 가요에 맞춰 몸을 풀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 갯벌 사이 사이에 난 물길을 걷는 시간, 화사한 하늘빛도, 푸근한 바람도, 걸으며 나누는 이야기도 그 무엇 하나 거를 것이 없었다.
팜카밀레 허브농원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두런두런 담소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이 모든 시간이 장 차관 입장에서는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에 반영하게 될, 생생한 현장 의견이었으리라.
장 차관은 "우리가 잘 모르는 지역의 숨은 여행 매력을 알리고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행가는 달’ 특별 프로그램으로 ‘3월엔 여기로’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현장을 더 자주 찾아 소통하며 국민과 관광업계, 지역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3월 초 시작한 ‘3월엔 여기로’는 29일 부산에서 출발하는 남도지역 여행(하동·구례·보성)과 30일 서울역에서 떠나는 괴산·삼척·태백 여행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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