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에 육박했다. 이는 역대 최고액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영향이다. 2021년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이후 평균 연봉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지주 임직원 역시 평균 연봉이 2억원에 다가서며 국내 직장인 평균 연봉과는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됐다.
19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최근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직전 해였던 2022년 1억1275만원보다 2.9% 많은 것이다. 1년 사이 은행원들은 평균 325만원을 급여로 더 받게 됐다는 의미다. 4대 시중은행 평균 급여는 2021년 1억550만원으로 처음 1억원을 넘어섰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억2000만원으로 급여 수준이 가장 높았다. 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억1900만원, 1억1300만원이었다. 우리은행은 1억1200만원으로 4대 은행 가운데 하위권이었지만 연간 증가율 측면에서는 전년 대비 6.7%로 급여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증가율이 0%로 가장 낮았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평균 연봉은 2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평균 직원 급여는 1억7100만원이었다. 2022년보다 1% 늘어난 수준이다. 그 가운데 KB금융지주가 1억91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금융지주 1억7300만원 △우리금융지주 1억6700만원 △하나금융지주 1억5300만원 순이었다.
은행권 평균 연봉은 점차 다른 분야 직장인과 간극을 벌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직장인 연봉은 연차별·직급별로 상이하지만 평균 56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 급여인 1억1600만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금융권에서 지급된 최고 급여액과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총 38억5600만원을 수령해 이른바 ‘연봉킹’에 올랐다. 급여 8억2400만원을 포함해 상여금 26억5700만원, 퇴직금 3억7500만원 등을 합산한 결과다.
이 밖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총 22억5300만원을 받았다. 급여 9억원, 상여금 13억5100만원, 기타근로소득 2400만원 등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각각 6억5900만원, 6억5200만원을 수령했다. 9개월간 급여와 기타 근로소득이 포함됐다.
또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총 12억500만원을 받아 시중은행장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급여 7억원과 상여금 4억8200만원을 수령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10억3300만원을 챙겼고,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8억3900만원을 받았다.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총 7억7800만원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은행권의 남녀 간 연봉 차이는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늘어난 근속 기간 등으로 여성의 평균 연봉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이 1억300만원으로 처음 1억원을 넘어섰다. 4대 은행 중 국민은행(1억600만원)과 하나은행(1억500만원)도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신한은행은 아직 9100만원으로 유일하게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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