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엄청나게 많다. 혁신을 장려하는 정책과 자율주행 수준을 높이는 데 유리한 여러 규제가 그들을 뒷받침한다."
대니 샤피로 엔비디아 자동차 부문 부사장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이같이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다며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중국 전기차 시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정부의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수출용 칩을 따로 내놓으며 중국 시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엔비디아가 차량용 칩 분야에서도 중국 시장을 성장 발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BYD는 차세대 차량용 칩 플랫폼인 '드라이브 토르'(Drive Thor)를 자사 인공지능(AI) 기능과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앱)에 활용할 예정이며, 내년에 드라이브 토르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차량용 플랫폼인 드라이브 토르는 쉽게 말해 자율주행차를 위한 중앙집중식 컴퓨팅 기술로, 드라이브 토르는 이날 공개된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B200)에 의해 구동된다.
BYD는 또한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제조 과정과 공급망을 간소화하고, 엔비디아의 3D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 쇼룸'을 개발해 구매자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샤피로 부회장은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BYD 외에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 광저우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하이퍼 등과의 협력 사실을 전했다.
엔비디아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협력 강화에 나선 건 자동차가 점차 컴퓨터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이 엔비디아에게도 놓칠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관련 수요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단연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생성형 AI 열풍으로 자동차 업계는 차량 설계와 엔지니어링, 제조, 마케팅, 영업 등 핵심 활동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최대한 활용해 차량용 AI 칩 부문에서도 리더 자리를 꿰차려 하는 모습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 역시 중국 내 판매 둔화로 최근 수출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엔비디아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로이터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엔비디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BYD와 경쟁사들은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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