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세계가 '퍼마크라이시스(Permacrisis·영구적 위기)' 시대에 돌입했다.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미국 대선 등 주요국 선거, 지정학 리스크 상시화 등이 복잡하게 맞물리면서 위기는 '뉴노멀'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미리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선제적으로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에서 "팬데믹 이후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금융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위기가 일상화한 시대"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등 신속 대응 체계도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 디지털화의 숨은 부작용'도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따른 가상자산, 금융보안 등이 디지털 시대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융의 디지털화가 위기와 불안을 확산시키지 않도록 금융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은 구조적 변화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경기 변동 측면의 침체나 특정 분야의 위기와 달리 복합적·구조적 전환은 대응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기업, 금융사는 대증적 요법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와 파급효과를 냉철히 평가하고 근본적인 방향 재설정에 힘써야 한다"며 "금융위는 그간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패러다임 전환기에 필요한 정책 조합을 판별하고 선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당국의 의지에 호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재편, 저출생·고령화, 기후위기 등 경제·금융 여건이 매우 높은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 놓여 있다"며 "퍼마크라이시스를 보다 근본적으로 잡아내려면 하나의 정책 처방으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 금융당국, 금융회사, 학계 모두 힘을 모아 우리 경제·금융의 기초체력을 키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입법·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타국의 위기가 곧 자국 위기가 되는 초연결 글로벌 사회가 도래했다"며 "2024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도 협력과 경쟁 사이에서 가치 증진을 향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