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AGI(범용인공지능)가 5년 이내에 등장할 수 있으며, AI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낙관했다. 치열한 미-중 무역전쟁에도 ‘최후의 날(둠즈데이)’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탈(脫)아시아는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AGI 5년 이내 등장…할루시네이션 해결 가능
황 CEO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4’ 둘째 날인 19일(현지시간)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AGI가) 5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AGI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GI를 무엇으로 보는지에 따라서 등장 시기 등에 대한 예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황 CEO는 “수학이나 읽기, 독해력, 논리, 의사 및 변호사 등의 시험에서 대부분 사람보다 8% 정도 뛰어난 응답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아마 5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AGI가 인류를 파괴할 것’이란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나는 오펜하이머가 아니다. 오펜하이머는 폭탄을 떨어뜨렸지만, 나는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탈아시아 없다…TSMC 가장 긴밀한 파트너
AI 반도체를 둔 미-중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황 CEO는 ‘최후의 날’이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공급망은 매우 복잡하고, 우리는 각국의 목표가 적대적이지 않다는 확신이 있다”며 “‘최후의 날' 시나리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을 고려해 중국 시장에서의 규정 준수 및 공급망 회복력 복원 모두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다만 엔비디아가 전날 발표한 차세대 칩인 블랙웰의 대중국 수출은 차단될 전망이다. 황 CEO는 블랙웰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수출용 버전을 따로 개발 중인지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최적화하고, 중국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황 CEO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제조에 있어서 탈아시아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TSMC와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맺은 모든 파트너십 중 가장 긴밀하다”며 “TSMC는 (엔비디아와 함께) 성장하고, 성장하고, 또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을 생산할 예정이다.
황 CEO는 이날 CNBC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블랙웰 칩 가격이 개당 3만~4만 달러(약 4000만~5400만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가 예상한 가격인 5만 달러 이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황 CEO는 블랙웰 연구개발 비용으로 약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가 들었다고도 추산했다. CNBC는 엔비디아가 전날 발표한 블랙웰 시리즈(B100, B200, GB200)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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