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결국 포트폴리오 운용은 리스크 관리와 동일하다.”
김정욱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배분부문 연금전략 본부장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 행사에서 ‘퍼머 크라이시스 시대, 자산 배분이 먼저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에 많은 상품이 나왔다”면서 “파생상품 활용해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오히려 돈을 버는 상품이 있다. 이런 상품의 단점은 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도 장기적으로 운용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자산 배분 전략으로 생애주기대로 설정이 가능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추천했다. 그는 “직장인은 은퇴와 분리될 수 없다”며 “TDF는 1992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2013년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크게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 기준 9조5000억원에 이르는 설정이 몰렸다”고 소개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시장 점유율은 약 37%로 4조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연령에 맞춰 자산 배분 비중을 완만하게 조정하는 글라이드 패스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글라이드 패스란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를 의미하는 단어로 TDF에서 사용하는 생애주기별 자산 배분 곡선을 말한다.
그는 “사회 초년생의 인적자본은 크지 않고 벌어들이는 인컴도 적다”며 “이 시기에는 주식과 같은 성장자산 비중 높이고, 나중에 인적자본이 줄고 누적된 자본 늘면 안정성 높은 채권형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논리”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해외 상품이 담긴 TDF가 나오면서 해외 투자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간단하게 생각했다”며 “자산을 증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확실한 투자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TDF 도입 이후 약 7년 동안 100년 정도의 금융위기를 압축적으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 7년 동안 미·중 분쟁, 북핵 문제, 코로나19 등 많은 이벤트들이 있었다”며 “벌어진 일들 자체가 ‘퍼머 크라이시스’였다. 1970년 이후 전례없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며 많은 리스크들이 동시다발로 발생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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