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3회 금리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기준금리 하락 시 한국은행이 즉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동환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21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물가 지표는 올해 연말 2% 내외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3~4분기 물가가 상당히 높았던 만큼 올해 같은 분기에는 낮을 수 있다. 이제 관건은 금리 인하 폭과 속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금리 고물가로 채권 시장도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현재는 경기 및 물가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본부장은 우리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은 뒤 물가 지표가 고점을 찍고 하향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를 보면 상방이 막혀 있다”며 “유가가 80~90달러를 기록해도 물가는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물가예측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수출지표도 지난해 대비 호전돼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선제적 금리인하 단행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 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표를 보면 대기업이 주도하는 수출 지표는 좋은 편이지만, 중소기업과 관련된 내수는 안 좋다”면서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중시하지만 금융 안정도 신경쓰고 있다. 이 부분을 근거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한국은행은 바로 따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5.5%, 한국은 3.5%를 유지하고 있다. 종전에는 금리 차만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자칫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다 저성장의 덫에 갇혀 디플레이션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 동결로 금리 변동폭이 크지 않아 당분간 회사채(크레딧)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개인 투자자와 기관들의 자금 투입이 지속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연초 회사채가 강세였던 이유는 자금이 채권 시장에 쏠렸기 때문으로 봤다. 그는 “태영건설 사태 이후 부동산 쪽으로 자금 투입이 안됐다”면서 “부동산 쪽으로 갔던 기관들의 자금이 회사채로 쏠렸다. 한마디로 연초 기관들의 자금 집행 효과와 금융시장의 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자금 쏠림으로 연초 등급별 투자도 모호해졌다”면서 “이제는 A급~AA 급이 아니라 기업이 레버리지를 쓰는지 등 재무제표 흐름의 안정성을 보고 매수 여부를 판단해야 된다. 등급과 상관없이 2~3년 충분히 분할 매수할 가치가 있다”고 최근 회사채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다만 기대 수익률은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작년 수익률을 생각해 투자를 하면 기대에 어긋난다”며 “단기채에 투자하다 향후 금리가 오를 때 20~30년 초장기물에 투자하며 장기물 비중을 늘려 나가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